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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혜로운 마음이 좋은 배우자를...
2008-09-16
"고객님, 여기 찾고 계시던 여성 회원이 있으니 사무실에 와서 한번 보시겠어요?” 전날 2시간여에 걸쳐 출장 상담을 한 50대 초반의 남성 고객님에게 오전 내내 컴퓨터 검색을 한 끝에 마침내 찾아낸 회원 사진을 보고 한 말이다. 

두 달에 걸친 기나긴 설득 끝에 마침내 어렵사리 마음의 문을 열고 나와의 만남을 결심한 그 고객님 우리 사무실에 오는 걸 마치 도살장에 끌려가는 소라도 된 듯 극구 사양을 하고 있었다. 그러나 찾고 있는 이상형이 있다는 그 한마디에 고객의 마음을 사로잡기에 충분해 저절로 다가온 것이다. 

컴퓨터 화면을 들여다 보는 그 고객은 마치 그 속에 빨려들어 갈 것처럼 연신 감탄사를 내며 화면을 바라 보았다. 너무나 자신의 어머니를 닮은 모습이라며...고객님은 아내와 사별한지 6년째 접어들어 서서히 외로움이 찾아오는 시기라 더 이상 미뤄둘 수 만은 없다는 생각을 했지만 자녀가 1남 2녀라 자신감을 잃고 있었다. 그러면서도 상대방은 아이가 없기를 바라는 희망을 조심스럽게 내비쳤고 종교도 천주교였으면 좋겠다는 것이었다. 

다행히 그 여성 회원도 인상에서부터 초혼인 점까지 모든 것이 남성 고객이 찾는 조건에 딱 들어 맞아 설레는 마음으로 첫 미팅을 진행하였다. 워낙 그 동안의 외로움이 깊었던 탓인지 남성은 첫 미팅에 대한 기대가 상당하여 어떻게 준비를 하면 되겠냐고 문의를 해왔다. 담당 매니저로서 미팅의 성공을 기원하며 여성을 대하는 매너부터 대화까지 세심하게 알려 드렸다. 

미팅 후 양쪽에 확인을 해보니 남성은 대단히 흡족하여 목소리가 한 톤이 높아져 날아갈 듯 하였지만 여성은 자신이 자녀를 낳아본 적이 없어서 셋은 감당이 안되고 머리숱도 적은 편이라 영 호감을 못느끼겠다고 했다. 다시 한번 만남을 권유했지만 끝내 여성회원님이 거절을 하는 바람에 아쉽게 끝나고 말았다. 

그 이후 5~6회의 미팅이 더 진행됐지만 요즘의 추세대로 여성회원님들은 자녀 문제나 외모상에서 자꾸 난색을 표시하며 원활한 만남이 이뤄지질 않았다. 남성 회원님과 매니저 모두 지쳐갔다. 그 무렵 40대 후반의 여성회원님이 새로 가입을 했다. 남편과 사별한 후 3년의 시간 동안 두 아들 대학에 보내느라 덩달아 공부하여 미국 간호사 시험까지 합격한 것이다. 그러나 정작 짝이 없으니 허전하여 가입은 한 것이라 두 분은 매칭하면 잘 맞을 것 같다는 느낌이 번개처럼 스쳤다. 무슨 신의 계시라도 받은 듯이... 

그러나 그 여성은 첫 미팅인 관계로 무척이나 조심스러워 남성의 프로필을 가감 없이 성실히 불러주자 뜻밖에도 동향이신 것 같다며 자신은 외모도, 자녀문제도 별로 까다롭지 않으니 기대가 된다는 반가운 소식을 주었다. 그 소식을 전하자 남성분도 흔쾌히 응해주셔서 미팅이 이뤄졌다. 다음 날 확인을 해보니 두 분 모두 아주 좋은 시간이었다며 호감을 표시하시는 거였다. 얼마나 반갑던지 내 가슴이 다 두근거릴 지경이었다. 

그렇게 한 달여가 지난 어느 날 아침. 여성회원이 전화를 해서 “처음에 갈 때는 별로 큰 기대를 안 했는데 너무나 좋은 분을 만나게 돼서 고마워요!” 라며 인사를 하는 거였다. 두 분은 당연히 교제에 들어가셨고 두 분으로부터 희소식을 전해 들은 나도 마치 내가 결혼이라도 한 것처럼 기쁘기 그지 없었다.

이 여성회원처럼 재혼에 성공하려면 현실에 맞는 눈높이로 상대를 찾을 때 그 가능성이 커진다는 사실을 또 한번 절감했다. 특히 남녀 사이의 만남에는 다양한 변수가 작용한다는 것을 깨닫게 되었다. 이렇게 어떤 조건보다도 상대를 진정으로 볼 줄 아는 지혜로움을 회원 모두가 가져 주기를 바라는 마음 간절하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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