평범한 어느 날 컴퓨터로 업무를 처리하던 중 정중히 예의를 갖춘 메일 하나를 받게 되었다. 2년 전 이혼하고 혼자 지내던 이 남성분은 우연히 신문을 보다가 행복출발을 알게 되어 조심스럽게 문의를 한다고 적혀있었다.

딸 하나를 전 배우자가 양육하고 본인은 현재 화장품 원료를 수입해 판매하는 회사를 13년째 운영한다고 소개했다. 회사 규모나 매출도 탄탄한 우량 중소기업의 사장님이었다. 이 남성분이 원하는 여성상은 서로 의지하며 노후를 함께 할 여성을 원하셨다. 본인이 경제력도 되고 자녀를 수용할 수 있다며 넉넉한 여유를 보이셨다. 다만 흠이 있었다면 키가 좀 작은 분이었다. 

하지만 성품이나 조건 등이 워낙 좋은 분이셔서 자신 있게 회원으로 권유를 했다. 그렇게 회원가입 후 첫번째 미팅으로 만나게 된 여성분은 40대 중반의 나이에 피부샵을 운영하시면서 동시에 독일과 관련된 무역업을 하고 계셨다. 전문직 남성만 보시겠다는 눈 높은 여성이었다. 저를 믿고 한번 만나보시라고 어렵게 설득하여 미팅을 하게 되었다.

그렇게 미팅이 진행된 후 새벽같이 전화 한 통이 왔다. 뜻밖에도 그 여성분의 전화였다. 남성분이 너무 마음에 든다며 고맙다는 말을 전하셨다. 눈 높은 여성의 마음을 사로잡은 그 남성분의 비결이 뭘까 궁금하기도 했지만 두 분이 서로에게 호감을 느끼고 마음에 드신다고 하니 축하와 함께 궁금함은 나중으로 미루기로 했다. 

두 분이 교제한지 2개월이 지난 후 결혼을 결정하고 각자의 건강검진을 교환하기 위해 병원으로 갔다가 청천벽력 같은 소식을 전해 들었다. 남성분이 위암 초기진단을 받으신 것이다. 진단의 충격이 채 가시기도 전에 남성분은 결혼할 여성분에게 단호히 말씀하셨다. “이쯤에서 정리하는 게 서로에게 좋을 것 같다고.”

하지만 여성분은 끝까지 본인의 결혼결심을 포기하지 않으셨다. 여성분은 “위암초기는 생존확률이 높아 수술 후 관리를 잘 하면 크게 문제될게 없어요. 그리고 내가 아니면 간호는 누가 해주겠어요”라며 사랑으로 끝까지 보살피겠다고 말씀하셨다.
여성분의 아름답고 숭고한 사랑 앞에 예비신랑인 남성분은 눈물을 머금고 예비아내를 아무 말 없이 안아주셨다고 한다. 두 분의 사랑에 기적을 이루었는지 수술은 성공적으로 끝났고 여성분의 지극한 간호와 식이요법으로 남성분은 예전처럼 건강을 회복하셨다. 

당시 수술을 앞에 두고 결혼식을 올렸던 이 커플은 현재 물 맑고 공기 좋은 강원도에서 두분만의 보금자리를 만들고 아주 행복하게 살고 계신다. 사랑과 희생으로 많은 어려움을 극복한 결혼이기에 두사람의 모습은 어느 때 보다 아름다웠다. 결혼에 대해 다시 한번 깊은 생각을 하게 만들며 기억에 남는 사연이었다.